요한일서는 “생명의 서신”이자 “사귐의 서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한일서는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믿는 우리 안에 하나님의 놀라운 생명이 있음을 밝히면서, 이러한 하나님의 생명의 속성을 좇아 죄를 피하고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하나님과의 친밀한 사귐을 이어가라고 우리를 격려하고 있습니다.

당시 1세기에 독버섯처럼 번지기 시작하던 영지주의의 거짓 교사들은 영은 원래 선하고 육은 원래 악하기 때문에 하나님은 영의 영역에만 존재할 뿐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올 수 없으므로 예수님도 단지 인간일 뿐이며, 우리도 영으로만 구원받으면 되고 육으로 어떻게 행하는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가르쳤습니다. 사도 요한은 이러한 거짓 가르침을 퍼뜨리는 사람들을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을 대적하는 적그리스도 무리들로 규정하면서, 이와 달리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하나님의 생명을 소유한 참된 하나님의 자녀들은 이러한 생명의 나타남을 통해 빛이요 사랑이신 하나님과 사귐을 갖는 존재들이라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생명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게 하셨고,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모심으로써 이 하나님의 생명을 소유한 자가 되었습니다. 요한은 우리 안에는 하나님의 생명이 있고 이 생명은 반드시 실제적인 삶에서 그 본성을 나타내는 특징이 있으므로, 우리는 이 생명을 좇아 죄를 피하고 의를 행하며 하나님의 자녀들을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할 때 우리는 빛이요 사랑이신 하나님과의 친밀한 사귐을 가질 수 있고 이를 통해 풍성한 기쁨에 거할 수 있다는 것이 요한일서의 요지입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도 우리는 영으로만 구원받으면 될 뿐 육신으로 어떻게 행하는지는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성경의 복음과는 상관이 없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리는 율법의 행위가 아니라 온전히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지만, 이렇게 은혜로 구원받아 하나님의 생명을 소유한 사람들은 반드시 이 생명이 삶의 열매로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요한일서를 통해 우리 안에 하나님의 놀라운 생명이 있음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 생명이 나를 통해 역사하여 나로 하여금 하나님을 닮는 거룩한 열매를 맺게 할 것을 기대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요한일서에서 우리는 우리 안에 하나님의 본질을 간직한 하나님의 생명이 있음을 경이감과 기대감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우리 자신은 연약하고 부족하지만 우리 안에 하나님의 생명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넘어졌다가도 하나님을 향하여 다시 일어나 거룩과 사랑의 길을 힘차게 걸어갈 수 있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참 생명이 되십니다. 하나님께서 요한일서를 통해 우리 안에 참 하나님이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거하고 계시다는 사실이 갖는 의미를 분명히 깨닫게 하시기를 소원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처럼 우리의 생명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로 말미암아 경건한 삶과 형제 사랑의 삶을 살고, 이를 통해 하나님과의 친밀한 사귐을 가지며 풍성한 기쁨에 거하게 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2017년 새해 첫날에

문 영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