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서언

내가 이 놀라운 책 창세기를 처음 읽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어린 소년 때다. 나의 어머니께서 성경을 한 권 주시기에 나는 그 때 굉장한 호기심을 가지고 첫 장부터 읽기 시작했다. 계속 읽어가는 동안 창조, 타락, 홍수, 분산 등의 중대한 주제들, 그리고 아브라함과 그 밖의 여러 족장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 등 모든 것들이 어린 소년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배웠으며 그때만 해도 그러한 이야기들에 대해 의심을 품는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후, 중고등학교 시절 동안 교회와 주일학교에서 수년간 받은 부주의한 가르침과 대학(라이스 대학)에서 받은 진화론 교육은 여러 의문점만 내게 남겨주었다. 그 결과 나는 곧 오늘날의 유신론적 진화론자로 불리는 사람이 되었다. 저 위대한 창조와 홍수 기사가 더 이상 문자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족장들의 이야기는 그 골자 위에 여러 설화적인 요소들이 가미된 것으로 비쳐졌다. 나는 여전히 교회에 정규적으로 참석하긴 했지만 대학 시절 동안에는 성경 읽기를 완전히 중단해버렸다.

하지만 나는 아주 어릴 적에, 심지어 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구원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믿었으며 주님은 자기 소자 중에 하나도 멸망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요 10:27-30; 마 18:10-14). 대학을 졸업한 후, 어느 복음적인 교회에 참석하기 시작한 일, 기드온 협회에 관여한 일, 어윈 문(Irwin Moon)의 설교, “과학이 들려주는 설교” (Ser- mons from Science)를 듣게 된 일,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시 성경을 읽기 시작한 일 등의 일련의 변화과정은 마침내 나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의 온전한 진리됨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게 했다.

그 후에 나는 라이스 대학에서 강의를 맡기 위해 휴스톤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이 일은 대학생들에게 구주의 필요성에 대해 증거할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저들은 지성 있는 학생들로서 대부분 과학과 공학을 전공했으며, 나는 곧 오래전에 나를 괴롭혔던 동일한 문제들(내가 전혀 생각지 못한 여러 문제뿐만 아니라)이 많은 학생에게 믿음을 가지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모든 의문의 핵심 부분은 성경, 특별히 창세기의 신빙성에 대한 것이었다. 만일 창세기가 역사적으로 믿을 만하지 않다면, 그리스도에 대한 증거를 포함해 나머지 모든 성경 역시 믿을만하지 않은 것이다.

이상의 사실을 배경으로 하여 창세기의 과학적, 역사적 정확성에 대한 연구(지난 30여 년간 나로 하여금 지대한 관심을 쏟게 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이 일은 창조 및 초기 역사와 관련된 문제들을 검토할 풍부한 기회들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 특히 그리스도를 통한 그분의 구원 섭리 등을 많은 사람에게 제시해줄 엄청난 기회들을 제공해주었다. 성경은 살아있는, 흥미진진한 책이 되었으며, 하나님은 매우 현재적인 도움이 되셨다. 하나님께서는 창세기에서 친히 계획하고 약속하고 예비하신 것을 그리스도의 오심을 통해 성취하고 완성시키셨으며, 오늘날 그분의 말씀을 믿는 이들의 삶을 통해서 그것을 적용하고 이루고 계신다.

그 후로 여러 해 동안 나는 여러 차례 창세기를 가르칠 기회를 가졌는데 내 기억에 모두 여덟 차례였던 것 같다. 매번 가르칠 때마다 이전보다 한결 흥미롭고 교훈적이었다. 창세기는 단순히 신화와 전설을 모아놓은 책이 아니라, 역사의 여명에 있었던 실제 사건들과 실제 인물들에 대한 실제적이고 사실적인 기록이다. 또한, 창세기는 진부한 과학적 혹은 신학적 논문집이 아니라 지상에서 살던 가장 위대하고 가장 흥미로운 남녀 사람 중 몇몇에 대한 친근한 이야기이다. 게다가 그 모든 과학적, 신학적 주제들은 극히 중요하고 문자 그대로 사실이다.

나는 다만 여기 “창세기 연구”에 진술된 창세기에 관한 나의 연구가, 나 자신에게 그러했듯이 다른 이들에게도 동일하게 창세기가 실제적이고 흥미로운 책으로 받아들여지는데 보탬이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나는 곧 주님이 다시 오실 때 그들의 기록으로 내 삶에 크나큰 축복을 안겨준 노아와 아브라함 야곱, 리브가, 그리고 그 밖의 여러 위대한 남녀들을 개인적으로 알게 될 것을 고대하고 있다.

본 강해서와 그 형식에 대해 몇 마디만 덧붙이겠다. 본서는 비평적이고 분석적 주해 형식이 아니라 해설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창세기 기사가 실제적이고 역사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본서는 모든 중요한 비평적인 문제들 및 의문점들 또한 다루고 있는데, 특히 흔히 창세기와 연관된 과학적인 난제들이 논의되었으며, 내가 믿기에 창세기 기사의 문자적인 정확성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그러한 문제들이 완전한 해결을 보았다. 나는 비록 개개의 구절 중심보다는 여러 구절로 이루어진 단락 중심으로 논지를 펴나가긴 했지만 모든 구절에서 문제가 될 만한 사항들은 모두 검토하고 설명하고자 노력했다.

성경 본문으로는 널리 사용되는 흠정역을 인용했으며 필요한 대목마다 다른 적절한 역본들이 제시되고 있다. 창세기 외에 다른 많은 성경 본문들이 인용되어 있으므로 독자는 본서를 대하는 동안 줄곧 성경을 곁에 두어야 할 것이다.

원고를 감수해주고 추천사를 써 주신 아놀드 D. 엘러트 박사께 감사드린다. 엘러트 박사는 풍부한 식견을 갖춘 훌륭한 학자이자 제 소중한 친구이다. 그는 달라스 신학교, 풀러 신학교, 탈보트 신학교의 도서관장직을 차례로 훌륭히 수행해 왔으며 현재 Christian Heritage College에서 같은 일을 맡고 있다. 그는 달라스 신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복음적인 진영 내에서는 신학 서지학자로서 손꼽히는 권위자이다. 박사께서 흔쾌히 이 “창세기 연구”의 서문을 써주신 것은 저로서는 특별한 영예가 아닐 수 없다.

또한, 나에게 처음으로 성경을 전해주신 한 분께도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그분은 현재(1977년) 77세로서 지금도 내 책의 원고를 타이핑하고 계신다. 이 “창세기 연구”는 아마도, 그분이 타이핑한 가장 긴 원고일 것이며 이제까지 그분은 적어도 10권의 책을 타이핑해주셨다. 따라서 이러한 사랑의 수고에 대해 나는 어머니께 특별한 감사를 전한다.

이 책은 처음에는 Christian Heritage College의 한 강의안 형태로 집필되었다. 그때 강의를 들은 학생들의 제안과 도움이 큰 도움이 되었다. 켈리포니아 주 리치몬드에서 교편생활을 하는 마샤 헬러 양이 원고를 편집해 주었다. 본서에는 전에 내가 집필한 창세기 1-11장에 대한 연구서에 나오는 일부 자료들이 인용되었다. 물론 다른 많은 주석서들이 도움이 되었으며 그 목록이 “부록 1”에 소개되어 있다. 특히 류폴드의 고전적인 주석서가 다른 어떤 책보다 직접적인 도움이 컸음을 밝힌다.

전체 원고를 검토하고 두 종류의 색인을 작성하는데 내 큰아들 헨리 모리스 3세의 도움이 컸다. 비록 본서의 출간에는 이 큰아들만이 직접적인 도움을 주긴 했지만 지난 생애 동안 모든 집필 활동에 있어 나의 여섯 자녀 모두가 한결같이 나에게는 영감의 원천이 되어 주었다. 어릴 적 하나님의 말씀이 나에게는 큰 축복이 되어 주었듯이 그들 역시 어릴 적부터 주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말씀을 알고 사랑해 왔다. 이제 모두 성인이 되어 주님의 일에 열심히 봉사하고 부모를 공경하고 서로 사랑하고 있다. 물론 인간적으로 말해서, 이렇게 된 데는 그들의 어머니요 내 사랑하는 아내의 근실한 가르침과 한결같은 사랑이 있었다. 그러므로 나는 이 “창세기 연구”를 내 사랑하는 아내 마리아 루이스와 내 여섯 아들, 딸들에게 바치기를 원합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지난 세월 동안 집필한 다른 어떤 책보다 이 “창세기 연구”의 집필에 대해 더 애착을 가져왔다. 모쪼록 본서가 많은 이들로 창세기에 기록된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믿고 이해하도록 이끄는, 믿음을 굳게 하고 감사를 풍성케 하는 하나님의 도구로서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기를 소원한다.

1976년 샌 디에고에서

헨리 M. 모리스